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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J의 Books Read/그 외 책

기시미 이치로의 삶과 죽음

by Cool Calm Joon 2022. 1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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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글쓰는 직장인 쿨캄준입니다. 오늘은 일독을 마친 도서 <기시미 이치로의 삶과 죽음>에 대해 글을 쓰고자 합니다. 2022년에는 오랜만에 완독한 책의 수가 30권을 넘어설 예정에 있습니다.

 

인간은 모두 언젠가는 이 땅을 떠나게 됩니다. 그리고 살면서 병에 걸려 아플 수도 있습니다. 필자는 최근 들어 질병 그리고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을 해 보는 계기가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죽는 날에 죽더라도 살면서는 건강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에 담배에 이어 술도 끊게 되었습니다. 이제 금주한지 50일이 다 되어 가는군요.

 

모쪼록 책의 내용 일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시미 이치로의 삶과 죽음

철학은 사실 구체적인 학문입니다. 참새 다섯 마리가 전깃줄에 앉아 있는데 그중 한 마리를 총으로 쏴 떨어뜨리면 전깃줄에는 과연 몇 마리의 참새가 남아 있을까요? 산수나 수학에서라면 답은 네 마리입니다. 하지만 사실은 네 마리가 아니죠. 총소리에 놀란 참새들이 한 마리도 남지 않고 날아가 버릴 테니까요. 그러므로 현실에서는 한 마리도 남아 있지 않다는 답이 정답입니다. 참새가 총소리에 놀라 날아가 버린다는 조건도 더해서 생각해 나가는 것이 철학입니다. 구체적으로 생각한다는 말은 바로 이런 의미죠.

 

어학뿐 아니라, 어떤 공부를 하든 간에 그런 기쁨은 힘들고 괴로운 인생을 위로해 주는 즐거움이 되기도 합니다.

 

돈이 많다고 행복한 것은 아닌 듯합니다. 돈과는 인연이 없는 인생을 살 거라고 예상하면서도 명예는 얻고 싶었죠. 대학 교수가 되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명예 또한 몸도 못 움직이고 의식도 없어지면 의미가 없는 일이 아닐까 하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그에 반해서 성공은 일반적인 개념으로서 성공을 지향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고 해도 좋습니다. 미키는 출세 지향적인 사람은 다루기 쉽다고 말합니다. 출세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넌지시 승진 얘기를 꺼내두면 그는 상사나 조직의 꼭두각시가 되어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라면 하라는 대로 거짓말도 서슴없이 하게 되지요.

 

청년이 퇴직을 결심하기까지 쉽지는 않았겠죠. 어쩌면 이대로 이 회사에 다니다가는 "서른 즈음에 집을 사고, 마흔 즈음에 무덤에 들어간다."라는 요즘 말이 자신의 미래가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을지도요. 저는 청년에게 잠시 멈춰 서서 성공하는 것이 인생의 진정한 행복인지를 생각해 보기를 권했습니다. 여러분도 한 번쯤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미움받을 용기>라는 책의 제목이 자칫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이것은 남에게 미움을 받으라는 말이 아니라, '남에게 미움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라'라는 의미입니다. 남이 어떻게 생각하든 옳은 말을 하고 옳은 행동을 해야 합니다. 상사는 부하 직원을 억압하려 하지 말고 옳은 말과 옳은 행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하지요. 사실을 말했다가 좌천되지는 않을까 걱정하며 옳은 행동을 하지 않고, 해야 할 말을 하지 않고,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아서는 안 됩니다.

 

아들러는 "인정받으려는 노력이 우세해지는 순간 정신적인 긴장감이 커진다. 그로 인해 행동의 자유는 심각하게 제한된다."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남의 안색을 살피고 평판이나 명예에 신경을 쓰게 되면 해야 할 말을 못 하게 됩니다.

 

가족을 먼저 떠나보낸 분들에게 종종 말씀드리는 이야기지만, 고인의 꿈을 꾸는 동안은 고인과의 관계가 아직 끝나지 않은 것입니다. 못다 한 일이 있어서인지 꿈을 꾸기만 하면 꿈속에 고인이 나타나지요. 저는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10년 정도 지나서야 어머니의 꿈을 꾸지 않게 되었습니다.

 

죽음은 슬픈 일이지만 마냥 슬퍼만 할 수는 없습니다. 억지로 슬픔을 억누르려고 할 필요는 없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언젠가는 이전처럼 온종일 고인을 생각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는 날이 옵니다. 그런 날이 오더라도 매정해서 그런 게 아니라, 자연스러운 인간의 모습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연명 치료를 받고 싶지 않다는 사람이 있습니다. 또 일본에서는 법률적으로 허용되지 않지만, 안락사를 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왜 그런 생각을 할까요? 가족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서입니다. 하지만 사람은 살아있는 것 자체로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안다면, 자신이 살아있다는 사실이 가족에게는 큰 기쁨이며, 그로써 공헌하고 있다고 생각 못 할 이유는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죽은 사람은 잊히기를 바라는지도 모릅니다. "사람은 두 번 죽는다."라는 말이 있는데 정말 그런 것 같습니다. 남겨진 사람은 애써 떠올리겠지만, 잊는다고 해서 결코 매정한 것은 아닙니다. 그래야만 잘 살아갈 수 있습니다. 산 사람은 새롭게 인생을 살아가야 합니다. 시간이 지나 죽은 사람을 예전처럼 항상 떠올리지 않게 되는 것은 오히려 건전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생각이 날 땐 생각하면 됩니다. 슬플 때 슬퍼하다 보면 슬픔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위 문제점을 근거로 나이 듦과 질병을 어떻게 받아들이면 좋을지를 저는 '진화'나 '퇴화'가 아니라 '변화'라고 보는 것은 어떨까 싶었습니다. 또 젊음과 늙음, 건강과 질병의 우열을 구분하지 않으면 되는 거죠. 그때그때의 상태를 인정하고 각각의 우열을 가리지 않으면 됩니다. 그러면 나이를 먹어서 혹은 아파서 여러 가지를 마음대로 못 하게 되더라도 그런 자신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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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에 걸리고 나서 비로소 건강의 고마움을 알았다고 흔히들 말하는데, 그것은 건강을 되찾는다는 전제조건하에 할 수 있는 이야기이지요. 당시 한센병은 불치병이었다는 점에 주목해 주시길 바랍니다. 호조는 책에서 회복 가능성과는 상관없이 생명 그 자체의 절대적인 고마움을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병에 걸려 아프든 아니든 살아있음에 감사해야 합니다. 나이를 먹고 늙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나이 듦은 불가역적인 일이므로 도로 젊어지는 길은 없습니다. 그런데도 회복되지 않는다고 또는 젊어지지 않는다고 절망에 빠져 있을 텐가요.

 

아들러는 이렇게 말합니다. "중요한 것은 무엇이 주어졌느냐가 아니라 주어진 것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다." 여하튼 나이를 먹고 여러 가지를 할 수 없게 되더라도 그런 자신의 상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또 그 상태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해나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병에 걸려 몸이 아프다고 해서 자신의 가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러니 할 수 있는 게 있다면 그 일을 하면서 삶을 포기하지 않는 인생을 향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 타인에게 용기를 주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미리 말씀드리지만, 몸이 아파서 타인에게 폐를 끼친다는 생각은 말아야 합니다. 앞서도 얘기했듯이 질병이나 나이 듦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때문에 연명 치료를 거부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신앙적인 이유에서가 아니라, 대개 증세가 심각해지면 다른 사람이나 가족에게 폐를 끼치게 될까 봐 그런 것이죠.

 

병이 들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게 된다는 생각은 옳지 않음을 아셔야 합니다. 부모님을 간병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을 때, 혹시라도 부모님이 그런 말씀을 하신다면 단호하게 아니라고 얘기해 드리세요. 물론 여러분 역시 그런 입장에 놓을 수도 있습니다.

 

앞서 "중요한 것은 무엇이 주어졌느냐가 아니라 주어진 것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다."라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병을 진단받은 상태에서 그 상황은 이미 자신에게 주어진 일이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 건강하다면 병에 걸리지 않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몸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지요. 몸에 이변이 일어났음을 재빨리 알아차려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알아차렸을 땐 이미 늦은 경우가 많습니다. 혹시라도 죽음에 이르는 병을 통보받게 될까 봐 겁이 나서 우리 몸이 보내는 이상 신호를 모른 체하다가 때를 놓치게 되는 것이죠. 하루하루 병원에 가는 일을 미루다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요즘 저는 '존재 인정'이라는 말을 종종 사용하는데요. 뭔가를 하고 있어서가 아니라, 존재하고 있다는 것, 살아가고 있다는 것 그 자체에 가치가 있음을 상사가 부하 직원에게, 부모가 자식에게 전달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직장에서는 성과를 내야 하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상사는 먼저 현재 그대로의 부하 직원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부모 자식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이가 부모의 이상이나 기대와는 다르더라도 혹은 아프거나 또는 말썽을 부리더라도 그래도 "네가 내 아이라서 정말 행복해." 하고 말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족 중 누군가 죽었을 때, 남겨진 사람은 고인이 어떠한 형태로든 생전과 다름없이 계속 살았으면 하고 바라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죽은 사람은 살아있지 않음을 확실하게 구분 지을 필요가 있습니다. 아들러는 그가 정신과 의사가 되기 훨씬 전, 의사가 되겠다는 마음을 먹었을 무렵 "죽음을 죽이고 싶다."라고 말했다 합니다. '죽음을 세상에서 없애고 싶었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그런 일이 가능할 리 없죠. 그의 전기를 보면 죽음을 없애려는 시도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그 시도 과정에서 자신이 창시한 '개인심리학'에 눈을 뜨게 되었다고 쓰여 있습니다.

 

죽음은 이별입니다. 그것이 어떤 식이든지 헤어지는 것인 이상 슬프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헤어져야 합니다. 죽음을 받아들여야 하는 때가 오게 마련이지요. 그러나 이별을 받아들이는 게 쉽지는 않습니다. 저는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남 앞에서는 조금도 눈물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슬프지 않아서는 아니었습니다만, 그렇게 슬픔을 억눌렀던 탓에 10년이나 그 슬픔이 계속되었던 것 같습니다. 주변 시선에 상관없이 눈물을 펑펑 쏟아 냈더라면 그렇게 오래 아프지는 않았을 텐데 말이죠. 그러므로 억지로 슬프지 않은 척 애쓸 필요는 없습니다.

 

죽음을 향한 두려움을 멈추는 또 하나의 관점으로는 앞 강연에서도 살펴봤듯, 인생을 진화가 아닌 변화라고 보는 겁니다. 질병이나 나이 듦과 마찬가지로 죽음 역시도 변화일 뿐이라고 생각하면 두려운 마음이 조금 가라앉지 않나요?

 

인간의 가치는 삶에 있습니다. 그러므로 살아가는 것이 우리의 과제입니다. 다른 과제라면 핑계를 찾아 회피할 수도 있겠지만, 살아가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인생의 과제이므로 삶이 아무리 고통스럽더라도 이 과제에서 도망쳐서는 안 됩니다.

 

어차피 죽을 텐데 하고 자포자기 해서도, 향락에 빠져 살아서도, 남을 다치게 해서도, 제멋대로 살아서도 안 됩니다. 살면서 그때그때 태도를 바꾸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를테면 누군가로부터 자신이 하는 일을 인정받으면 열심히 하고, 그렇지 않으면 열심히 하지 않는 사람이요. 그런 사람은 인간으로서 그다지 성숙하지 못한 사람입니다.

 

매일을 충실하게 살아내다 보면 어느새 자신의 미래나 죽음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게 되지요. 죽음이 어떠한 것인지에 관해서도 신경 쓰이지 않게 됩니다.

 

우리는 성공하기 위해서 살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이 어떤 형태로든 타인에게 공헌하고 있다는 생각으로 사는 사람, 또는 그런 사실을 의식할 수 있는 사람이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습니다.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죽음을 향한 시각도 달라지겠지요. 지금, 자신이 타인에게 공헌하고 있어서 행복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인생 설계를 하는 사람이 느끼는 죽음에 대한 공포나 불안감을 느끼지 않습니다.

 

나이를 먹거나 병에 걸려서 여러가지를 못 하게 되었다고 해도 자신의 가치는 변함이 없습니다. 또, 몸이 아파서 가족의 도움을 받는다고 해도 폐를 끼친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자신은 가족이 그런 보살핌이나 간병을 통해 공헌감을 가질 수 있도록 공헌하고 있는 셈이니까요.

 

방금 설명드린 '타자공헌'이 삶의 목표입니다. 목적이나 목표를 미래에 두지 않아도 됩니다. 아무것도 이루지 않아도 '지금 여기'를 사는 것이 타인에게 공헌하고자 하는 목적, 목표로 살아가는 것이므로 '지금 여기를 산다'는 것은 찰나적으로 산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무언가를 달성하지 않아도 삶의 매순간 타인에게 공헌하고 있음을 알면 미래를 기다리지 않아도 '지금 여기'에서 행복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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